
2026년 9월 27일에 블로그를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로 열흘 가까이 지났어요.
한 주라고 부르기엔 조금 길고 두 주라고 하기엔 짧은 시간인데, 그 사이에 글을 쓰고 옮기고 고치는 일을 계속 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열흘 동안 느낀 점을 정리해 두는 글입니다.
거창한 결론이 있는 건 아니고, 글을 다시 만지면서 "아, 이래서 기록을 하는 거구나" 싶었던 순간들을 적어 보려고 해요.
블로그를 한동안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
글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순서로 읽히는지, 어떤 글이 지금 내 생각과 맞는지 스스로도 헷갈리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먼저 큰 틀을 다시 잡았습니다.
쉬면서 창업 관련 내용을 정리하던 시기, 예약 시스템 기획을 시작한 시기, 그리고 AI 공부를 꾸준히 이어 온 시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놓고 보니 흐름이 보이더라고요.
흩어져 있던 메모들이 한 줄로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 작업이 처음부터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읽는 일은 생각보다 쑥스러워요.
문장이 어색한 곳도 있고, 그때는 확신에 차서 썼지만 지금 보면 조금 성급했던 곳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어색함까지 포함해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우기보다 고쳐 쓰는 쪽을 택했어요.
열흘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건 기록이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려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쉬던 시간에 정리한 아이템 탐색 메모를 다시 보면, 그때 내가 어떤 질문을 붙들고 있었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요.
답을 찾았는지와는 별개로, 어떤 질문을 하던 사람이었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지금 하는 예약 시스템 기획에서도 비슷한 모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문제를 정말 겪는 사람이 누구지?" 하는 질문은 아이템을 찾을 때나 예약 정책을 정할 때나 똑같이 필요하더라고요.
기록이 없었다면 이 연결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예요.
기억은 생각보다 금방 다듬어지고 미화되기 때문입니다.
기록은 다듬어지기 전의 모습을 붙잡아 둬서, 나중에 비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또 하나는 기록이 "다음에 할 일"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에요.
글을 하나 옮기다 보면 꼭 빈 곳이 눈에 띕니다.
이 개념은 설명이 부족하네, 이 예시는 더 구체적으로 쓸 수 있겠네 하는 식으로요.
그 빈 곳이 곧 다음 글의 주제가 되곤 했습니다.
이번 정리에서는 초안을 만드는 데 도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글의 뼈대와 첫 문장들을 빠르게 얻는 데는 확실히 편했어요.
빈 페이지 앞에서 한참 망설이던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초안을 그대로 쓰면 곤란하다는 것도 금방 알게 됐어요.
도구가 써 준 문장은 매끈하긴 한데, 읽다 보면 "내가 이렇게 말하나?" 싶은 대목이 꼭 나옵니다.
예를 들어 초안에 "예약 정책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문장이 있다고 해 볼게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내 말로 바꿔 봅니다.
"버퍼타임을 정해 두지 않으면 뒤 예약이 밀리는 일이 생겨서, 이 부분이 늘 헷갈렸어요" 정도로요.
이렇게 바꾸는 순간 글에 내 경험이 들어가고, 읽는 분도 어디서 막혔는지를 같이 볼 수 있게 됩니다.
고치는 과정에서 지킨 기준은 단순합니다.
내가 실제로 한 일인지, 실제로 알고 있는 내용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확실하지 않은 사실은 단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표현으로 바꿉니다.
숫자가 필요한 대목은 가정 예시라는 걸 분명히 적어 둡니다.
도구는 속도를 주고, 책임은 여전히 내가 집니다.
이 역할 분담이 열흘 동안 가장 잘 맞았던 방식이었어요.
시간 순서대로 글을 놓고 보면서 새삼 느낀 게 있습니다.
쉬던 시간에는 "무엇을 만들면 좋을까"를 고민했고, 예약 시스템 기획을 하면서부터는 "이미 있는 것을 어떻게 정확하게 정의할까"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방향이 달라 보이지만 둘 다 문제를 또렷하게 적는 연습이었습니다.
쉬던 시간에 인터뷰 질문을 고치고, 가설을 한 문장으로 써 보고, 범위를 자르는 연습을 했던 게 예약 기획에서 슬롯이나 정책을 정리할 때 생각보다 도움이 됐어요.
예를 들어 "예약 가능 시간을 계산한다"는 한 줄을 영업시간, 휴무, 서비스 소요시간, 정리 시간으로 쪼개 보는 일은, 큰 아이템을 작은 가설로 쪼개던 일과 닮아 있습니다.
그 시간이 지금의 일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글로 쓰다 보니, 쉬던 시간이 돌아간 길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모든 게 깔끔하게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아이템에 대한 확신은 끝내 남지 않았고, 그 부분은 지금도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어요.
그래도 확신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적어 두는 게 정직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공부를 글로 남기는 이유를 한 번 짚어 두고 싶었습니다.
공부만 하고 글로 쓰지 않으면, 그때는 알았다고 느껴도 한 달 뒤엔 흐릿해지더라고요.
프롬프트, 임베딩, 검색과 생성을 붙이는 구조, 도구 호출 같은 주제는 읽을 때는 이해된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해 보려 하면 말이 막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글로 쓰는 건 일종의 확인 절차입니다.
설명이 막히는 곳이 곧 내가 아직 모르는 곳이니까요.
또 하나는 변화가 빠른 분야라서, 어느 시점에 무엇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남겨 두는 일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느낍니다.
몇 년 뒤에 보면 당시의 이해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틀린 이해를 적어 두면 어디서부터 생각이 바뀌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약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AI를 공부하다 보니, 늘 "이걸 서비스 안에 넣는다면 어디까지 맡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읽게 돼요.
그 질문이 있어서 공부가 뜬구름으로 흐르지 않고, 내 일과 닿아 있는 기록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다음 한 주는 욕심내지 않고 몇 가지만 하려고 합니다.
첫째, 아직 손보지 못한 글을 정리 순서대로 이어서 고쳐 쓰는 것입니다.
속도를 내기보다 한 편씩 내 말로 읽히는지 확인하면서 가겠습니다.
둘째, 글마다 오탈자와 문장을 소리 내어 읽듯이 한 번 더 훑는 것입니다.
초안 도구를 쓰더라도 마지막 정독은 직접 하는 걸 원칙으로 삼으려고 해요.
셋째, 읽는 분이 따라올 수 있도록 글 사이의 연결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어떤 글이 어떤 글의 배경이 되는지, 순서대로 읽으면 흐름이 자연스러운지를 살펴보려 해요.
남은 질문도 몇 가지 있습니다.
고쳐 쓰는 일과 새로 쓰는 일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그리고 이 블로그가 나에게 주로 기록의 창고인지 아니면 읽는 분을 위한 공간인지 하는 점이에요.
아직 답은 없지만, 다음 주에 글을 몇 편 더 만져 보면 조금 더 또렷해질 것 같습니다.
열흘 가까이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의외로 단순해요.
기록은 거창하지 않아도 쌓이면 방향이 되고, 내 말로 다시 쓴 문장만이 나중에 나를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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