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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방향 정리, 예약 시스템 기획과 AI 공부 사이에서

2024. 5. 12. 16:55

 

벌써 5월입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을 슬슬 다시 열어봐야 할 시기인 것 같아서 이번 글에서는 올해의 방향을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가장 자주 하는 고민은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입니다.
한쪽에는 맡고 있는 예약 서비스 기획이 있고, 다른 쪽에는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AI 공부가 있어요.
둘 다 재미있고 둘 다 의미가 있다 보니, 오히려 "어느 하나를 줄여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먼저 두 갈래를 각각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도메인 기획의 깊이입니다.
예약 서비스는 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여도 파고들수록 정책이 많이 얽혀 있습니다.
영업시간과 휴무, 서비스 소요시간, 직원별 일정, 취소 규정, 알림, 권한 같은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이걸 제대로 알아야 "이 정책을 바꾸면 어디까지 영향이 가는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AI 학습입니다.
지난 1년 남짓 프롬프트, API, 임베딩, RAG 같은 걸 차례로 공부해왔고, 요즘은 에이전트와 평가 쪽으로 관심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기술 소식이 워낙 빨리 바뀌어서 따라가는 데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요.

처음에는 이 둘이 따로따로 움직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연결된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도메인을 깊이 알아야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정할 수 있고, AI를 알아야 도메인 문제를 풀 새로운 방법이 보이는 식입니다.

 

그렇다고 둘이 자연스럽게 섞이기만 하는 건 아니어서, 시간 배분은 의식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방식은 대략 이렇습니다.
평일 낮에는 기획 업무에 집중하고, 평일 저녁 중 이틀 정도와 주말 오전을 AI 공부 시간으로 잡고 있어요.
비율로 보면 대략 기획 8, 공부 2 정도 느낌입니다.

주 단위로 보면 구체적인 모습은 이렇습니다.
월요일에는 이번 주에 정리할 기획 이슈를 세 개 이내로 적습니다.
수요일 저녁에는 읽은 자료 하나를 골라 한 문단으로 요약합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작은 실험을 합니다.
예를 들어 "예약 문의 문장 열 개를 가정하고 의도를 분류하게 해보기" 같은 것입니다.
일요일 저녁에는 한 주를 훑으면서 다음 주에 뭘 줄일지 정합니다.

중요한 건 "공부를 더 하자"보다 "무엇을 덜 할지"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소식을 챙기려다 지쳤는데, 이제는 "이번 달에는 에이전트 한 가지만 깊이 본다"처럼 주제를 하나로 제한합니다.

 

방향을 잡으면서 스스로 정한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부한 걸 업무와 연결해서 메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임베딩을 공부했다면 "예약 서비스 FAQ에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까지 적어둡니다.
이렇게 하면 공부가 지식으로만 남지 않고, 다음 기획 때 꺼내 쓸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도메인 기획은 지름길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입니다.
AI 도구로 초안을 빨리 만들 수는 있지만, 운영하시는 분의 하루를 이해하는 일은 결국 직접 듣고 보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구에 맡기는 일과 직접 해야 하는 일의 경계를 계속 점검하려고 해요.

마지막은 기술을 만난 순간 곧바로 서비스에 붙이고 싶은 욕심을 누르는 것입니다.
"이걸로 이런 기능을 만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게 어떤 불편을 줄여주지?"를 한 번 더 묻습니다.
불편이 분명하지 않은 기능은 일단 메모로만 남깁니다.

 

블로그를 계속 쓰는 이유도 이 시점에서 한 번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로 쓰려고 하면 어느 부분을 모르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나요.
특히 한 문장씩 줄을 바꿔가며 쓰다 보면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 곳이 눈에 잘 띕니다.

또 다른 이유는 시간이 지난 뒤 비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에 쓴 글을 다시 보면 "이 부분은 지금 보니 너무 낙관적이었네" 하는 대목이 있어요.
그런 차이가 곧 성장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는 가볍게나마 책임감이 생깁니다.
글 목록이 쌓여 있으면 다음 글을 위해서라도 공부를 이어가게 되거든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우선은 제 기록장이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에 이루고 싶은 것을 세 가지로 좁혀봤습니다.

첫째, 예약 도메인의 예외 케이스를 더 촘촘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동시 예약, 시간대 차이, 변경 이력처럼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둘 계획이에요.

둘째, 에이전트와 도구 호출을 예약 서비스 관점에서 한 번 설계해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떤 기능을 어떤 단위로 쪼개서 열어야 하는가"를 문서로 그려보는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셋째, 작은 평가 실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가정한 문의 문장 몇십 개를 만들어 놓고, 답변 초안이 얼마나 쓸 만한지 기준표로 채점해보는 일이에요.
거창하지 않아도 "기준을 정하고 재본다"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갈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둘을 서로 쓸모 있게 연결하는 문제"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이 달라졌어요.

아직 답을 못 찾은 질문도 있습니다.
공부 시간을 늘리면 기획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지, 반대로 기획에만 몰두하면 변화의 속도를 놓치지 않을지입니다.
몇 달 뒤 이 글을 열어보면서 이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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