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후보가 두세 개로 좁혀지면 꼭 하게 되는 일이 경쟁사 조사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검색해서 눈에 띄는 서비스를 열어보고, 메모장에 느낌을 적는 식으로 했어요.
그런데 후보가 바뀔 때마다 보는 항목이 달라져서, 나중에 비교하려고 하면 항목이 서로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쉬는 동안 정리해온 방식을 한 번 템플릿으로 고정해두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그 템플릿과, 쓰면서 알게 된 점을 기록해봅니다.
경쟁사 분석에서 제일 흔한 실수는 보이는 것만 적는 일인 것 같아요.
화면이 예쁜지, 기능이 많은지는 눈에 잘 들어오니까 자꾸 그쪽으로 적게 됩니다.
반면 가격 정책이나 고객이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는 일부러 찾아야 보여서 빠지기 쉽습니다.
항목을 미리 정해두면 "이 칸이 비어 있네, 더 찾아봐야겠다" 하는 신호가 생깁니다.
제가 쓰는 기본 항목은 다섯 가지입니다.
타깃, 핵심 기능, 가격, 채널, 약점입니다.
타깃은 이 서비스가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는가를 적습니다.
소개 문구나 사례 페이지에 나오는 사용자 모습을 보면 대략 짐작이 됩니다.
핵심 기능은 많은 기능 중에서 첫 화면과 소개 문구가 가장 앞세우는 것 하나에서 세 개 정도만 적습니다.
가격은 요금제 구조와 무료 범위, 결제 단위(월/건당)를 적습니다.
채널은 고객이 어디서 이 서비스를 알게 되는지입니다.
검색인지, 커뮤니티인지, 영업인지, 제휴인지를 봅니다.
약점은 리뷰나 후기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불만을 적습니다.
실제 서비스 이름을 쓰면 사실관계가 부담스러우니, 가상의 예시로 해볼게요.
동네 소규모 업장이 예약을 받는 서비스를 생각하는 아이템이라고 가정합니다.
비교 대상은 A, B, C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봅니다.
A는 범용 예약 도구라고 가정해볼게요.
타깃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 모든 소상공인입니다.
핵심 기능은 달력 기반 예약 접수와 알림입니다.
가격은 무료 범위가 있고 유료는 월 정액입니다.
채널은 검색 노출이 중심입니다.
약점은 업종별로 필요한 항목(예를 들어 시술 시간이나 담당자 지정)을 맞추기 어렵다는 후기가 많은 상황입니다.
B는 특정 업종 전용 서비스라고 가정합니다.
타깃이 분명하고 업종 용어에 맞춘 화면이 강점입니다.
가격은 기능이 많은 대신 월 비용이 높습니다.
채널은 영업과 입소문 중심입니다.
약점은 업종 밖으로는 쓸 수 없다는 점과, 설정이 복잡하다는 후기입니다.
C는 메신저나 전화로 직접 받는 기존 방식이라고 가정합니다.
이것도 경쟁사로 칩니다.
돈이 들지 않고 익숙하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고, 약점은 놓치는 예약과 시간 맞추기의 번거로움입니다.
이렇게 표를 채워보니 재미있는 점이 있었어요.
세 곳 모두에서 "소규모 업장이 직접 설정하기 쉬운가"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답이 나오는 곳이 없었습니다.
물론 이건 가정 예시지만, 실제로 조사할 때도 이런 식으로 빈칸을 찾는 데 쓰입니다.
자료만 읽고 정리하면 한계가 있어서, 가능하면 직접 써봅니다.
무료 체험이 있으면 가입해서 처음 설정을 끝까지 해봅니다.
이때는 평가자가 아니라 처음 쓰는 운영자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합니다.
체크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가입부터 첫 결과물(예: 첫 예약 받기)까지 몇 단계, 몇 분이 걸렸는가.
중간에 막혔던 지점이 어디인가.
다시 쓰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세 질문의 답은 기능 목록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정보였어요.
기능은 다 있는데 첫 설정에서 포기하고 싶어지는 서비스도 있었고, 기능은 적어도 10분 안에 끝나서 기분 좋은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경쟁사 분석을 하다 보면 "저 서비스가 이 기능이 있으니 우리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러면 결국 경쟁사의 기능 목록을 따라가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따라잡으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영원히 두 번째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분석이 끝나면 표를 거꾸로 읽습니다.
누구도 잘 못하는 칸이 어디인가, 불만이 반복되는데 아무도 해결하지 않은 곳이 어디인가를 찾는 거예요.
위 가정 예시라면 "업종별 맞춤은 필요하지만 설정은 쉬워야 한다"가 비어 있는 곳 후보가 됩니다.
다만 비어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기회는 아닙니다.
아무도 안 하는 데에는 시장이 작거나, 하기 어렵거나, 돈이 안 되는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비어 있는 곳을 발견하면 바로 그다음 질문을 붙입니다.
이 빈칸 때문에 고객이 실제로 불편해하는가, 그 불편에 돈을 낼 만한가를 인터뷰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항목이 열 개가 넘었는데 줄였습니다.
항목이 많으면 채우다가 지치고, 정작 판단에 필요한 칸은 얕게 채우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다섯 항목에 "한 줄 결론"을 하나 더 붙였습니다.
이 서비스는 누구에게 무엇을 가장 잘하고, 어디가 비어 있는가를 한 문장으로 쓰는 칸입니다.
또 하나는 조사 날짜를 꼭 적는 것입니다.
가격이나 기능은 금방 바뀌니까, 언제 본 정보인지 모르면 나중에 믿을 수가 없어요.
비어 있는 곳 후보가 나오면 인터뷰에서 확인할 질문을 바로 만들어둡니다.
가정 예시의 "업종별 맞춤은 필요하지만 설정은 쉬워야 한다"라면 이런 질문이 됩니다.
지금 쓰는 도구를 처음 설정할 때 어땠는지, 며칠이 걸렸는지, 포기하거나 남에게 부탁한 적이 있는지를 과거 경험으로 묻습니다.
답에서 "설정이 어려워서 결국 안 쓴다"는 이야기가 여러 번 반복되면 그 빈칸은 실제 불편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모두가 "그 정도는 괜찮다"고 답한다면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요하지 않은 칸이었던 셈이라, 후보에서 내려놓습니다.
경쟁사 분석은 결국 내 아이템이 누구의 어떤 불편을 덜어주는지를 더 선명하게 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비교표가 완성되는 순간보다, 표를 채우다가 "어, 이건 아무도 안 하네" 하고 걸리는 순간이 더 값지더라고요.
아직 풀지 못한 질문도 있습니다.
메신저로 받는 것 같은 비공식적인 대안을 어디까지 경쟁사로 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일단은 고객이 지금 실제로 쓰는 방법은 전부 경쟁사로 두는 쪽으로 정리해두었고, 인터뷰를 더 하면서 다시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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