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이직을 준비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4년 넘게 여러 프로젝트를 거쳤는데, 이걸 어떻게 한 문서에 담아야 할지 막막했어요.
처음 만든 초안은 지금 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프로젝트 나열식이었는데, 몇 번의 피드백을 거치면서 나름의 구성법을 찾게 됐습니다.
그 과정을 정리해봅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포트폴리오는 이력서에 있는 프로젝트 목록을 그대로 부풀린 버전이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했다"는 사실만 나열되어 있고, 제가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어요.
지원했던 회사 한 곳에서 서류는 통과했는데 면접에서 "이 프로젝트에서 본인의 기여가 정확히 뭐였나요"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 했던 게 계기가 됐습니다.
그날 이후로 포트폴리오를 프로젝트 나열이 아니라 "제 판단의 기록"으로 다시 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4년간 거친 프로젝트가 열 개는 넘었는데, 이걸 다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결국 세 가지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골랐어요.
첫째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한 프로젝트, 둘째는 명확한 숫자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 셋째는 실패했지만 배운 게 확실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성공 사례만 담으면 오히려 신뢰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조언받고 나서, 챗봇 프로젝트 실패 사례도 일부러 하나 포함시켰어요.
면접에서 오히려 이 실패 사례에 대한 질문이 가장 깊게 들어왔고, 그 덕분에 제 사고 과정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다시 쓰면서 가장 크게 바꾼 건, 모든 프로젝트에 반드시 숫자를 넣는 것이었습니다.
"전환율을 개선했다"가 아니라 "결제 완료율을 32%에서 38%로 개선했다"는 식으로요.
숫자가 없으면 아무리 그 프로젝트가 의미 있었어도 면접관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걸 이전 면접에서 느꼈습니다.
숫자를 찾는 과정에서 예전 프로젝트 자료를 다시 뒤적여야 했는데, 이 작업 자체가 제 지난 프로젝트들을 복기하는 데도 도움이 됐어요.
최종적으로 제가 정리한 포트폴리오 구성은 프로젝트마다 "배경 → 제가 내린 판단과 그 이유 → 결과(숫자) → 지금 돌아보면 다르게 했을 부분" 이 네 단계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지금 돌아보면 다르게 했을 부분"을 넣은 게 반응이 좋았어요.
이 항목을 넣으니 면접관들이 "이 사람은 자기 일을 계속 되짚어보는 사람이구나"라는 인상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최종 합격한 회사의 면접관이 "포트폴리오에 반성 포인트를 적어둔 지원자는 처음 봤다"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직 준비 기간 동안 포트폴리오를 세 번 정도 완전히 다시 썼습니다.
쓸 때마다 "이 프로젝트에서 내가 정말 한 일이 뭐였지"를 계속 되묻게 됐고, 그 과정 자체가 지난 4년을 정리하는 좋은 계기가 됐어요.
결과적으로 원하던 회사로 이직에 성공했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시 쓰는 과정에서 얻은 게 이직 성공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에 또 이직을 준비할 일이 생긴다면, 이번에 정리한 이 구성법을 기본 틀로 놓고 시작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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