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문서를 어디에 정리할지는 팀마다 계속 바뀌는 고민거리인 것 같아요.
저희 팀도 구글독스, 컨플루언스, 심지어 워드 파일을 이메일로 돌리던 시절을 거쳐서 지금은 노션으로 정착했습니다.
정착하기까지 시행착오가 꽤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정리한 노션 활용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처음에 노션을 도입할 때 팀 내부에서 반대도 있었습니다.
"또 새 툴 배워야 하냐"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희가 겪던 가장 큰 문제는 문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거였습니다.
PRD는 구글독스에, 로드맵은 스프레드시트에, 회의록은 슬랙 채널에, 디자인 링크는 피그마 댓글에 흩어져 있어서, 새로 온 팀원이 "이 기능 관련 문서 어디 있어요"라고 물으면 저도 한참 찾아야 했어요.
노션으로 옮긴 건 툴 자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문서를 서로 링크로 연결하고 하나의 구조 안에 담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저희는 최상위에 프로젝트별 페이지를 두고, 그 아래에 "기획", "회의록", "리서치", "일정"이라는 네 개의 하위 페이지를 표준으로 만들어뒀습니다.
새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이 템플릿을 복제해서 쓰는 방식이에요.
처음엔 구조를 프로젝트마다 자유롭게 만들게 했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마다 정리 방식이 다 달라서 다른 프로젝트 문서를 볼 때마다 새로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템플릿을 표준화한 이후로는 어떤 프로젝트 페이지를 열어도 구조가 비슷해서, 원하는 문서를 찾는 시간이 확실히 줄었어요.
개별 요구사항정의서를 낱개 페이지로만 관리하면 나중에 "이 기능 관련 요구사항정의서 가 총 몇 개였지"를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저희는 요구사항정의서 전체를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각 PRD마다 상태(초안/리뷰중/승인/보류), 담당자, 관련 스프린트 속성을 붙여뒀어요.
이렇게 해두니 "지금 리뷰 대기 중인 PRD가 몇 개인지"를 필터 하나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고, 분기별로 "이번 분기에 어떤 기획이 실제로 승인되고 진행됐는지"를 정리할 때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회의록이 자유 양식이면 결국 아무도 제대로 안 쓰게 되더라고요.
저희는 회의록 템플릿에 "결정된 것", "액션 아이템(담당자/기한 포함)", "다음 회의에서 확인할 것" 세 섹션을 고정해뒀습니다.
이 틀을 강제하고 나서부터, 회의는 했는데 뭘 결정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상황이 많이 줄었어요.
액션 아이템에는 담당자 이름을 태그로 걸어두는데,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의 개인 페이지에도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에 "내가 뭘 하기로 했었지"를 놓치는 일도 줄었습니다.
경쟁사 분석이나 사용자 인터뷰 자료처럼 당장 급하지 않지만 나중에 자주 찾게 되는 자료들은 따로 리서치 데이터베이스에 모아두고 있어요.
태그를 "경쟁사", "사용자인터뷰", "트렌드리포트" 식으로 붙여두면, 새 기획을 시작할 때 관련 태그로 필터링해서 예전 자료를 빠르게 다시 꺼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노션의 진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검색 기능도 나쁘지 않아서 문서 제목을 정확히 몰라도 내용으로 찾아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툴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3개월 정도는 여전히 슬랙으로 문서를 공유하는 팀원들이 있었고, 저도 매번 "그거 노션에 옮겨주세요"라고 말해야 했어요.
결국 효과가 있었던 방법은 강제가 아니라, 제가 먼저 모든 회의록과 PRD를 노션에서만 작성하고 링크만 슬랙에 공유하는 걸 몇 주 반복하는 거였습니다.
사람들이 "저 문서 찾으려면 노션 가야 하네"를 몸으로 느끼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이동하더라고요.
노션이 모든 협업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문서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헤매는 시간"은 확실히 줄여줬습니다.
지금도 구조를 계속 다듬고 있는데, 팀이 커질수록 템플릿을 더 단순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결국 도구보다 중요한 건 팀이 합의한 최소한의 규칙이라는 걸, 노션을 쓰면서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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