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을 잘 남기는 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이게 안 되면 팀 전체의 실행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저도 예전엔 회의 내용을 슬랙에 텍스트로 대충 정리해서 올리는 정도였는데, 나중에 "그때 그거 누가 하기로 했었죠?"라는 질문에 답을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방식을 바꾸게 됐어요.
이번 글에서는 지금 저희 팀이 쓰고 있는 회의록 작성 방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회의록을 왜 남기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사람마다 다른 걸 기록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논의 과정을 자세히 적고, 어떤 사람은 결론만 한 줄로 적어요.
저희는 회의록의 목적을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5분 안에 무슨 결정이 났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명확히 정했습니다.
이 목적을 정하고 나니 회의록에 뭘 담고 뭘 뺄지에 대한 기준이 훨씬 명확해졌어요.
자유 양식으로 회의록을 쓰면 매번 뭘 적어야 할지 고민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저희는 "논의 배경 - 결정 사항 - 액션 아이템(담당자/기한) - 다음 확인 사항" 네 섹션으로 템플릿을 고정해뒀어요.
이 틀에 맞춰 적으면 회의 중에도 "이건 결정 사항인가, 아직 논의 중인 건가"를 자연스럽게 구분하게 되고, 회의가 끝난 뒤 정리하는 시간도 훨씬 줄어듭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 기억을 더듬어 회의록을 쓰면 놓치는 내용이 많아집니다.
저희는 회의 시작할 때 화면에 회의록 문서를 띄워놓고, 논의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같이 적어가면서 진행해요.
결정 사항이 나올 때마다 "이렇게 정리하면 맞나요?"라고 그 자리에서 확인하니까, 회의가 끝난 시점에 이미 회의록이 90% 완성돼 있습니다.
이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 회의록 작성에 따로 시간을 쓰는 일이 거의 없어졌어요.
"이거 확인해볼게요" 같은 모호한 액션 아이템은 결국 아무도 안 하게 됩니다.
저희는 액션 아이템마다 담당자 이름과 기한을 반드시 붙이는 걸 규칙으로 하고 있어요.
담당자가 명확하지 않은 항목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이건 누가 맡을까요"를 바로 정하고 넘어갑니다.
이 규칙을 넣기 전에는 회의록에 액션 아이템이 적혀 있어도 다음 회의 때까지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담당자를 명시한 이후로 실행률이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회의록을 잘 써도 아무도 다시 안 보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는 회의를 시작할 때 첫 5분을 반드시 "지난 회의 액션 아이템 확인"으로 쓰고 있어요.
완료된 건 체크하고, 안 된 건 이유를 짧게 확인합니다.
이 5분을 넣은 것만으로 액션 아이템이 그냥 잊히는 경우가 눈에 띄게 줄었고, 회의록이 "기록용 문서"가 아니라 실제로 팀의 실행을 관리하는 도구가 됐습니다.
낱개 문서로 회의록을 남기면 나중에 "그 논의가 언제 있었지"를 찾기 어려워집니다.
저희는 프로젝트별로 회의록을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날짜순으로 쌓아두고, 태그로 주제를 분류해두고 있어요.
몇 달 전 결정 사항을 다시 확인해야 할 때, 태그로 필터링해서 몇 분 안에 찾을 수 있게 된 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회의록은 "회의를 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팀이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도"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처음엔 형식적으로 남기다가, 지금은 회의록 자체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문서가 됐어요.
작은 습관 하나 바꾼 것뿐인데 팀의 실행력에 이렇게 큰 차이가 생긴다는 걸 겪어보니, 다른 팀에도 이 방식을 한번 권해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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