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용자를 세그먼트로 나눠보자"는 이야기는 회의에서 정말 자주 나오는데, 실제로 이걸 제대로 해내는 팀은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아요.
저희도 처음엔 "20대/30대/40대"처럼 인구통계 기준으로만 나눴다가, 이게 실제 의사결정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다시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희가 세그먼트를 나누면서 정리한 기준들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나이나 성별로 세그먼트를 나누는 건 쉽고 직관적이긴 한데, 실제 서비스 사용 행동과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 서비스에서 30대 사용자를 하나의 세그먼트로 묶었을 때, 그 안에는 매일 접속하는 사람과 한 달에 한 번 접속하는 사람이 섞여 있었어요.
이 세그먼트를 대상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하나로 만들었더니, 어느 쪽에도 딱 맞지 않는 애매한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인구통계는 참고 정보로만 남기고, 실제 세그먼트 기준은 행동 데이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정착한 기준은 "사용 빈도"와 "핵심 기능 사용 여부"였습니다.
사용 빈도는 주 1회 이상/월 1회 이상/그 이하로 나눴고, 핵심 기능(저희 서비스에서는 저장 기능이었어요) 사용 여부를 교차해서 총 6개 세그먼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나누고 나니 "자주 오지만 핵심 기능은 안 쓰는 사용자"라는 그룹이 눈에 띄었는데, 이 그룹이 전체의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이 그룹을 따로 인터뷰해보니 "저장 기능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결국 온보딩 개선의 우선 타겟이 됐습니다.
세그먼트를 나눈 다음에 중요한 건, 각 세그먼트에 맞는 질문을 다르게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신규 사용자 세그먼트에는 "왜 처음에 관심을 가졌는가"를 묻고, 이탈 위험 세그먼트에는 "무엇이 불편해서 줄어들었는가"를 물어야 하는데, 저희도 처음엔 모든 세그먼트에 같은 설문을 돌렸다가 응답률도 낮고 인사이트도 흐릿했던 경험이 있어요.
세그먼트별로 설문 문항을 따로 설계하고 나서부터 응답 품질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모든 세그먼트에 동시에 대응할 리소스는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도 필요했습니다.
저희는 세그먼트의 크기(전체 사용자 대비 비율)와, 그 세그먼트가 개선됐을 때 기대되는 매출/리텐션 영향을 곱해서 우선순위를 매겼어요.
크기는 작지만 영향력이 큰 세그먼트(예를 들어 고액 결제 사용자)는 별도로 관리하고, 크기는 크지만 영향력이 낮은 세그먼트는 자동화된 메시지 정도로만 대응하는 식으로 리소스를 배분했습니다.
한 번 나눈 세그먼트를 계속 그대로 쓰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운 부분이었어요.
서비스가 바뀌고 핵심 기능이 달라지면 세그먼트 기준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저희는 분기마다 세그먼트 기준이 여전히 유효한지 점검하는 시간을 따로 갖고 있는데, 실제로 작년에 새 기능이 추가되면서 기존 핵심 기능 기준이 더 이상 맞지 않아 세그먼트를 다시 짠 적이 있습니다.
세그먼트를 아무리 잘 나눠도, 마케팅팀은 "우수 고객", 개발팀은 "파워유저", 저는 "핵심 사용 세그먼트"처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결국 같은 대상을 두고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저희는 세그먼트 이름과 정의를 문서 하나에 정리하고, 모든 팀이 이 이름을 그대로 쓰도록 공유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름을 통일한 것만으로도 팀 간 회의에서 오가는 논의의 정확도가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세그먼트를 나누는 작업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서비스가 자라는 동안 계속 다시 물어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지금 기준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음 분기 리뷰에서 또 손볼 부분이 있을 거예요.
다만 인구통계에서 행동 기반으로 넘어온 것만으로도 의사결정의 질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건 분명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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