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맵 도구를 써서 화면을 개선했다는 사례를 접할 기회가 늘었습니다.
붉게 달아오른 화면 이미지는 한눈에 이해되는 것처럼 보여서 설득력이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특정 제품이나 사례가 아니라, 히트맵 기반 사례를 읽을 때 제가 던지는 질문들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히트맵은 사용자가 화면의 어디를 클릭했는지, 얼마나 아래까지 내려갔는지, 마우스가 어디에 머물렀는지를 색으로 모아 보여 주는 방식입니다.
여러 사람의 행동을 한 장에 겹쳐서 보여 주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유는 보이지 않고, 많은 사람이 어떤 경향을 보였는지만 보입니다.
이 점을 먼저 머릿속에 두면 해석이 한결 안전해집니다.
히트맵은 "무엇이 일어났나"를 알려 주는 도구이고, "왜 일어났나"는 우리가 가설로 채워야 하는 부분이에요.
색의 진하기도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진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많이 눌렸다는 뜻이지, 반드시 잘 설계되었다는 뜻이 아니에요.
눌러도 반응이 없는 곳이 진하게 나오기도 하고, 정말 중요한 버튼이 옅게 나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색을 볼 때 이 영역이 원래 기대했던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떠올려요.
기대와 결과가 어긋나는 곳이 바로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사례를 읽을 때 던지는 질문 다섯 가지
첫째, 어떤 종류의 히트맵인가.
클릭 지도와 스크롤 지도, 움직임 지도는 말해 주는 내용이 서로 다릅니다.
사례에서 어떤 지도를 근거로 삼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둘째, 기간과 표본이 충분한가.
하루치 데이터로 그린 지도와 몇 주치 데이터로 그린 지도는 신뢰도가 다릅니다.
사례에 기간이 적혀 있지 않다면 한 번 더 의심해 봐요.
셋째, 사용자 구성이 섞여 있지 않은가.
처음 온 사람과 자주 오는 사람, 모바일과 PC가 한 장에 섞이면 평균 같은 그림이 나옵니다.
그 평균이 실제로 누구의 모습인지는 알기 어려워요.
넷째, 개선 전후의 비교가 공정한가.
화면을 바꾼 시기에 이벤트나 광고 같은 다른 변화가 있었다면 효과를 히트맵 덕분이라고만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섯째, 개선안이 히트맵에서 필연적으로 나왔는가.
그림은 같아도 사람마다 다른 개선안을 낼 수 있습니다.
사례가 왜 그 개선안을 골랐는지 설명하고 있는지 봅니다.
가상의 쇼핑 서비스를 하나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품 상세 페이지의 클릭 지도를 보니, 클릭이 장바구니 버튼이 아니라 상단의 상품 이미지에 몰려 있었다고 해 봅시다.
여기서 흔한 해석은 "이미지를 누르는 사람이 많으니 이미지를 더 크게 하자"입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해요.
이미지를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어서 여러 번 눌렀을 수도 있고, 확대가 될 줄 알고 눌렀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상품 정보가 부족해서 이미지에서 단서를 찾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같은 지도에서 가설이 여러 개 나옵니다.
저는 이럴 때 가설 목록을 먼저 적고, 어떤 데이터를 더 보면 가설을 줄일 수 있는지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이미지 클릭 뒤의 이탈 비율이나, 확대 기능을 추가했을 때의 변화를 같이 보는 식입니다.
이 예시의 장면과 숫자는 모두 가정이고, 실제 서비스에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가설을 세운 뒤에는 어떻게 확인할지까지 같이 적어 둡니다.
"확대 기능이 없어서 반복 클릭이 생긴다"는 가설이라면, 이미지에 확대 기능을 붙인 버전을 일부 사용자에게만 보여 주고 같은 지도를 다시 그려 보면 됩니다.
반복 클릭이 줄어들었다면 가설이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변화가 없다면 다른 가설로 넘어가면 돼요.
이렇게 하면 히트맵이 한 번 보고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가설을 검증하는 반복 도구가 됩니다.
잘 쓰인 사례는 결과 수치보다 사고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을 보고 어떤 가설을 세웠고, 무엇으로 확인했는지가 있으면 그 사례는 배울 것이 많아요.
반대로 개선 전후 이미지와 수치 향상만 있고 과정이 없는 사례는 그대로 따라 하기 위험합니다.
서비스의 성격과 사용자가 다르면 같은 방법이 같은 결과를 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사례를 읽고 나면 메모를 세 줄로 남겨요.
이 사례가 풀려던 문제는 무엇이었나.
그 문제를 어떤 데이터로 확인했나.
우리 서비스에 적용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세 번째 줄을 적다 보면, 그 사례가 우리에게 맞는지 아닌지가 대체로 드러납니다.
가끔은 사례에서 쓰인 도구 자체에 눈이 가기도 하는데, 도구가 바뀐다고 해석 방법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제품을 썼는지보다 그 제품으로 무엇을 보았는지가 오래 남는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개선 사례는 대부분 성공한 이야기만 공개되는 경향이 있어서 시도했다가 효과가 없었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하나의 가능성이지 보장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습니다.
우리 서비스에서는 작은 실험으로 먼저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히트맵은 좋은 출발점이지만 결론을 내려 주는 도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이 선명할수록 해석을 서두르기 쉬우니, 한 걸음 천천히 가려고 해요.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모바일 화면에서는 스크롤과 터치가 섞여서 PC와 같은 방식으로 읽어도 되는지 확신이 없어요.
그리고 트래픽이 적은 서비스에서는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여야 지도를 믿을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다음에 실제 화면으로 직접 읽어 보면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Archive > Colle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페이지 하단 콘텐츠의 스크롤과 클릭 지표 읽기 (0) | 2020.08.12 |
|---|---|
| 퍼널 분석, 어디부터 볼 것인가 (0) | 2020.08.12 |
| 유입 경로별로 사용자 행동 비교하기 (0) | 2020.08.12 |
| 스타트업에서 사용자와 사업 니즈를 함께 반영하는 디자인 (0) | 2020.08.12 |
| 데이터로 퍼소나 만들기 (0) | 2020.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