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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I Trend

AI 동향 리포트를 읽는 법, 2017년 하반기 관전 포인트

2017. 9. 15. 21:23

 

올해 들어 AI 관련 동향 리포트가 정말 많이 나오고 있어요.

연구 기관, 컨설팅 회사, 기업, 언론사까지 저마다 AI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읽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이번 글은 특정 보고서를 요약하는 글이 아니에요.

어떤 리포트를 만나도 적용할 수 있는 읽기 틀과, 올해 하반기에 제가 눈여겨보려는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 메모입니다.

 

리포트를 열면 저는 본문보다 먼저 발행 주체를 확인해요.

발행 주체에 따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 학계와 연구 기관: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교적 차분하게 다루는 편
  • 컨설팅과 리서치 회사: 시장 규모와 도입 전략을 중심으로 다루는 편
  • 기술 기업: 자사 기술과 제품이 유리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쓰는 경향
  • 언론: 눈길을 끄는 사례와 인물 중심으로 쓰는 경향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사실도 보는 각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 곳의 글만 읽지 않고 입장이 다른 두세 곳을 함께 읽어 보려고 해요.

 

두 번째로 보는 것은 근거입니다.

숫자가 나오면 그 숫자를 어떻게 얻었는지를 찾아봐요.

설문이라면 누구에게, 몇 명에게, 언제 물었는지가 있어야 하고, 시장 규모 전망이라면 어떤 가정 위에서 계산했는지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상의 리포트에 "몇 년 뒤 시장이 몇 배로 커진다"는 문장이 있다고 해 볼게요.

이때 시장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잡았는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AI라는 말을 좁게 쓰면 작은 숫자가 나오고, 넓게 쓰면 큰 숫자가 나오니까요.

그래서 저는 숫자 자체보다 "정의와 가정"이 적혀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적혀 있지 않은 숫자는 참고만 하고 인용하지 않아요.

근거와 함께 용어도 확인합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챗봇 같은 말이 리포트마다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곳에서는 규칙 기반으로 짠 대화 시스템도 AI라고 부르고, 어떤 곳에서는 학습으로 성능이 올라가는 것만 AI라고 부릅니다.

기획자로서 이 차이를 놓치면 "AI 도입 사례 몇 건"이라는 말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게 돼요.

그래서 첫 장이나 각주에서 용어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합니다.

 

리포트에는 성공 사례가 자주 나옵니다.

하나의 사례는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모두에게 통한다는 증거는 아니에요.

저는 사례를 읽을 때 "우리 상황에서도 이 조건이 갖춰져 있는가"를 따로 적습니다.

데이터의 양, 사용자의 특성,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 같은 조건이 달라지면 같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워요.

사례는 영감으로 쓰고, 결정은 우리 데이터와 우리 사용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례라도 규모가 큰 기업에서 나온 결과인지, 작은 서비스에서 나온 결과인지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져요.

우리 팀의 규모와 가까운 사례를 더 눈여겨보는 편이 현실적이었습니다.

읽는 시간도 정해 두면 좋아요.

리포트는 길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지치기 때문에, 저는 목차와 요약을 먼저 훑고 우리 일과 관련 있는 장만 깊게 읽습니다.

나머지는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볼 수 있게 제목만 메모해 둬요.

 

이제 올해 하반기에 제가 눈여겨볼 주제를 적어 볼게요.

특정 리포트의 내용이 아니라 요즘 흐름을 보며 정한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입니다.

  • 음성 인터페이스의 확산: AI 스피커와 음성 비서가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들어오는지
  • 대화형 서비스의 쓰임새: 챗봇이 재미를 넘어 실제 업무에 얼마나 쓰이는지
  • 딥러닝이 적용되는 영역: 이미지, 음성, 번역처럼 이미 성과가 보이는 분야가 더 넓어지는지
  • 데이터 확보와 개인정보: 좋은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와 사용자의 불안 사이의 균형
  • 인력과 조직: AI를 다루는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기획자와 개발자가 어떻게 협업하는지

이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연말에 한 번 더 정리해 보면 올해의 흐름이 보일 것 같아요.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떤 컨설팅 회사가 "기업의 AI 도입 의향"에 관한 조사 결과를 냈다고 해요.

실제 리포트가 아니라 설명을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제가 남기는 메모는 이런 모양이에요.

  • 발행 주체: 컨설팅 회사, 시장과 도입 전략 관점
  • 근거: 설문, 응답자 수와 업종 구성이 적혀 있는지 확인
  • 용어: AI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확인
  • 핵심 주장: 도입 의향은 높지만 데이터 준비가 병목
  • 우리에게 쓸 수 있는 점: 데이터 준비 항목을 기획 체크리스트에 추가
  • 의심 가는 점: 응답자가 이미 AI에 관심 있는 기업에 치우쳐 있을 가능성

이렇게 적으면 리포트를 믿을지 말지 이분법으로 고민하지 않고, 어디까지 쓸지를 정할 수 있어요.

 

동향 리포트는 정답지라기보다 남이 정리한 지도입니다.

지도를 만든 사람의 관점과 축척을 알고 보면, 길을 찾는 데 훨씬 도움이 돼요.

올해 하반기에는 리포트를 많이 읽는 것보다, 읽은 것을 위의 틀로 한 장씩 남기는 데 집중해 보려고 합니다.

남는 질문도 있어요.

빠르게 변하는 분야에서 리포트의 유효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글 중에서 무엇을 더 믿을지 정하는 기준을 제가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연말에 이 메모를 다시 열어 보고 얼마나 맞았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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