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에 콘텐츠나 기능이 많아질수록 "이걸 어디에 두지?"라는 고민이 늘어납니다.
메뉴를 만들 때마다 팀원마다 생각이 달라서 회의가 길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정보설계의 기본을 공부하며 분류와 이름 짓기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직 배우는 단계라 용어는 제 방식으로 풀어서 썼습니다.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자가 찾지 못하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정보설계는 정보를 어떻게 묶고, 어떤 이름을 붙이고, 어떤 길로 이동하게 할지를 정하는 작업이라고 이해했어요.
크게 세 가지를 같이 생각합니다.
- 조직화: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묶을 것인가
- 라벨링: 묶음과 항목에 어떤 이름을 붙일 것인가
- 탐색: 사용자가 그 사이를 어떻게 오갈 것인가
세 가지는 따로따로가 아니라 서로 얽혀 있습니다.
분류가 흐릿하면 이름을 아무리 다듬어도 헷갈리고, 이름이 낯설면 분류가 맞아도 사용자는 그 길로 들어서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순서를 정해 두고 작업합니다.
먼저 어떤 정보가 있는지 목록으로 모으고, 그다음 묶고, 마지막에 이름을 붙인 뒤 사용자의 말로 읽히는지 확인합니다.
정보를 묶는 기준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 예시로 도서 쇼핑몰을 생각해 볼게요.
- 주제별: 소설, 경제, 요리, 여행
- 형태별: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 시간별: 신간, 이번 주 인기, 지난달 베스트
- 가나다순: 제목이나 저자 이름 순서
어떤 기준이 맞는지는 사용자가 어떻게 찾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특정 책 제목을 아는 사람은 검색이나 가나다순이 편하고, 아직 무엇을 읽을지 모르는 사람은 주제별이나 시간별 구성이 도움이 돼요.
그래서 한 가지 기준만 고집하기보다 주된 기준을 하나 정하고, 나머지는 보조 길로 제공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류를 만들 때 자주 쓰는 원칙이 있습니다.
같은 항목이 여러 묶음에 애매하게 걸쳐 있지 않게 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항목이 남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둘 다 지키기가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여행 에세이"는 문학일까요, 여행일까요.
이런 경우 사용자가 둘 중 어느 쪽에서 찾을지 생각해서 두 곳 모두에서 보이게 연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면 같은 항목이 여러 곳에 나오니 관리 부담이 커지는 점은 감수해야 합니다.
분류를 정하기 전에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도 있어요.
항목 이름을 카드 한 장씩에 적어 두고, 주변 사람에게 "비슷한 것끼리 묶어 보세요"라고 부탁하는 겁니다.
가정해서 열 명에게 시켰는데 대부분이 "여행 에세이"를 여행 쪽에 묶었다면, 그 항목은 여행 아래에 두는 쪽이 사용자의 생각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기획자 머릿속의 분류와 사용자 머릿속의 분류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류만큼 중요한 것이 이름입니다.
기획자나 회사가 쓰는 말이 사용자에게 낯설면 그 메뉴는 눌리지 않습니다.
제가 지키려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 사용자가 평소 쓰는 단어를 고를 것
- 한 이름이 하나의 뜻만 갖게 할 것
- 비슷한 메뉴끼리는 이름의 결을 맞출 것
- 너무 길거나 추상적인 말은 피할 것
가정해 보겠습니다.
고객센터 메뉴에 "이용 안내"와 "서비스 가이드"가 따로 있다면, 사용자는 두 메뉴의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이름이 비슷한데 내용이 다르면 오히려 혼란이 커지니, 하나로 합치거나 이름을 분명히 구분해야 해요.
반대로 이름은 달라도 같은 내용인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페이지"와 "내 정보"가 함께 있고 둘 다 같은 화면으로 연결된다면, 사용자는 두 곳이 다른 곳일 거라고 짐작하게 됩니다.
한 서비스 안에서는 같은 대상을 같은 이름으로만 부르는 것이 좋다고 선배가 알려 주셨어요.
그래서 메뉴 이름을 정할 때 서비스 전체에서 쓰는 용어를 한 장짜리 목록으로 만들어 두려고 합니다.
메뉴를 한 번에 너무 많이 보여 주면 고르기가 어렵고, 너무 깊게 들어가야 하면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한 단계에 보이는 항목 수와 전체 단계 수를 같이 고려합니다.
정확한 적정 숫자는 서비스마다 달라서 단정하기 어렵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곳까지 몇 번 만에 도착하는지를 세어 보는 것은 유용했어요.
주요 화면 몇 개를 정해서 시작 화면에서 몇 번 눌러야 도착하는지를 직접 세어 보세요.
세 번을 넘기면 구조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가정 예시로 도서 쇼핑몰에서 "여행 에세이 신간"을 찾는 경로를 세어 보겠습니다.
첫 화면에서 도서 메뉴를 누르고, 여행을 누르고, 에세이를 누르고, 신간순으로 정렬하면 네 번입니다.
이때 첫 화면에 여행 모음 바로가기가 있거나 검색창에 "여행 에세이"만 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훨씬 짧아져요.
한 가지 길만 두지 않고 메뉴와 검색, 바로가기를 함께 두면 사용자마다 자기에게 맞는 길을 고를 수 있습니다.
정보설계는 정보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기 말로 길을 찾을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메뉴를 만들기 전에 사용자가 무엇을 어떤 말로 찾는지부터 적어 보는 것이 첫 단계 같아요.
남은 질문은 사용자가 쓰는 말을 어떻게 알아내느냐입니다.
검색어 기록을 보면 단서가 있을 것 같고, 주변 사람에게 메뉴 이름을 보여 주고 무슨 뜻일지 물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작은 메뉴 구조를 직접 만들어 지인에게 확인받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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