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챗봇이라는 단어가 기사와 업계 이야기 속에 부쩍 자주 등장해요.
처음에는 또 하나의 유행어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이유를 하나씩 따라가 보니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해한 2016년 챗봇 관심의 배경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정리해 봅니다.
확실하지 않은 수치나 세부 사례는 적지 않고 흐름 위주로 적을게요.
먼저 챗봇이 무엇인지부터 짚어 볼게요.
챗봇은 사람과 대화하는 형태로 정보를 주거나 일을 처리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메신저 대화창에서 문장을 주고받으며 날씨를 알려 주거나, 주문을 받거나, 질문에 답해 주는 모습이 대표적이에요.
사실 챗봇이라는 개념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왜 지금 다시 주목받는 걸까요.
스마트폰 시대 초기에는 앱을 새로 만들어 설치하게 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용자의 폰에 이미 앱이 가득하고, 새 앱을 설치하게 만드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오래 쓰는 앱 중에는 메신저가 꼭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미 머무는 곳에 서비스를 들여놓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가정해서 예를 들어 볼게요.
동네 빵집이 예약 앱을 만들어 설치를 부탁하는 것과, 이미 쓰고 있는 메신저에서 대화로 예약을 받는 것을 비교해 봅시다.
고객 입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가볍게 느껴질 거예요.
앱을 내려받고 가입하는 과정이 통째로 사라지니까요.
메뉴를 찾아서 누르고 입력창을 채우는 방식은 서비스를 처음 쓰는 사람에게 학습이 필요합니다.
반면 말로 물어보고 답을 받는 방식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죠.
복잡한 화면 구조를 몰라도 원하는 것을 문장으로 말하면 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물론 모든 일이 대화로 더 편해지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옵션을 한눈에 비교해야 하는 일은 화면이 더 낫고, 한두 가지를 묻고 답하면 끝나는 일은 대화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화형 UI는 모든 것을 대체하기보다 어울리는 영역에서 먼저 자리를 잡을 것 같습니다.
가정해서 예를 들어 볼게요.
택배가 어디쯤 왔는지 알고 싶을 때, 앱을 열어 메뉴를 찾아 송장 번호를 입력하는 것보다 지금 내 택배 어디야라고 묻는 편이 빠를 거예요.
반대로 여러 상품을 가격과 후기로 비교해야 하는 쇼핑은 목록 화면이 훨씬 편합니다.
이렇게 질문과 답이 짧게 오가는 일부터 대화형이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올해 봄에 대형 메신저 서비스가 외부 개발자가 챗봇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다른 메신저들도 비슷한 방향을 검토하거나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요.
기업이나 개발자가 메신저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열어 주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일부 업무용 메신저에서는 이미 봇이 업무를 거드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플랫폼이 열리면 개발하는 쪽의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사용자를 따로 모으지 않아도 이미 있는 메신저 이용자에게 닿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플랫폼의 규칙과 정책을 따라야 하는 종속성은 감수해야 합니다.
플랫폼이 열리면 기획자가 할 일도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앱을 기획하며 설치를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대화 안에서 어떤 순서로 정보를 주고받을지를 고민하게 돼요.
화면 하나를 그리는 일이 대화 한 토막을 설계하는 일로 바뀌는 셈입니다.
이 변화가 얼마나 빨리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준비해 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간단한 대화 흐름을 종이에 그려 보며 감을 익히고 있습니다.
올해 초 바둑 대국으로 인공지능이 크게 화제가 되었잖아요.
그 영향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에요.
음성 인식과 언어 처리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고요.
다만 지금 나오는 많은 챗봇은 정해진 규칙과 시나리오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어요.
사람처럼 자유롭게 대화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챗봇은 새로운 만큼 기대가 부풀기 쉬워요.
- 무엇이든 대답하는 만능 비서처럼 소개하면 사용자가 곧 실망합니다.
- 범위를 좁혀 잘하는 일 몇 가지를 분명히 하는 편이 낫습니다.
- 알아듣지 못했을 때 대응할 방법을 먼저 설계해야 합니다.
- 대화로 하는 것이 정말 더 나은 일인지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유행이어서 만드는 챗봇은 금방 잊히기 쉬워요.
가정해서 동네 음식점이 챗봇을 연다고 해 봅시다.
첫 인사에서 메뉴 보기, 주문 확인, 영업시간 문의 세 가지를 버튼으로 먼저 보여 주면 사용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그 밖의 질문이 들어오면 아직 답하기 어렵다고 솔직히 말하고 사람에게 연결하는 길을 안내합니다.
이렇게 작게 시작해서 잘하는 일부터 늘려 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챗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앱 설치의 피로, 대화라는 익숙한 인터페이스, 메신저 플랫폼의 개방,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라고 정리합니다.
유행이 지나간 뒤에도 남는 것은 사용자의 문제를 대화로 더 간편하게 풀어 준 서비스일 거예요.
궁금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기업은 어느 메신저 플랫폼에 먼저 투자해야 할까요.
챗봇이 많아지면 사용자는 어떻게 좋은 챗봇을 찾게 될까요.
이 소식들은 앞으로도 계속 따라가며 기록해 보려고 해요.
'AI > AI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ust have Alexa skills (0) | 2017.07.10 |
|---|---|
| 텐서플로우 (Tensorflow) (0) | 2017.04.02 |
| 지능형 개인 비서 동향 (0) | 2017.03.17 |
| 딥러닝 관련 링크 (0) | 2015.12.23 |
| 데이터과학 (0) | 2015.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