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에서 상반기에 발표한 전략 기술 관련 자료들을 훑어보면서, 작년 하반기 리포트와 비교해서 뭐가 달라졌는지, 그리고 저희 팀 입장에서 뭘 가져갈 수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런 리포트는 읽는 순간엔 다 맞는 말 같은데 막상 우리 서비스에 대입하면 애매한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엔 항목별로 "이게 우리한테 지금 의미가 있는가"를 스스로 채점해보는 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상반기 리포트에서 눈에 띈 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화면 밖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음성 인터페이스, 웨어러블, 심지어 촉각 피드백까지 언급이 됐는데, 저희 서비스처럼 모바일 앱이 메인인 곳에서는 당장 적용할 접점이 많지는 않았어요.
다만 음성 검색 관련해서는 저희도 고객센터 문의 중 일부를 음성으로 처리하는 파일럿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보다, 특정 시나리오 하나에 먼저 실험적으로 붙여보는 게 맞는 접근이라고 결론 내렸어요.
원격근무가 길어지면서 나온 개념인데, 조직이 물리적으로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은 걸 전제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팀은 이미 지난 1년 동안 이 부분을 체감하고 있었어서, 리포트를 읽으면서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문제구나"라는 느낌이 컸습니다.
특히 협업 툴 사이의 데이터 파편화 문제는 저희도 계속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인데, 이 리포트를 근거로 협업 툴 통합 프로젝트에 예산을 좀 더 받아낼 수 있었어요.
트렌드 리포트가 내부 설득 자료로 쓸모 있을 때가 이럴 때인 것 같습니다.
고객 경험, 직원 경험, 사용자 경험, 다중 경험을 하나로 통합해서 봐야 한다는 개념이었는데, 처음엔 좀 뭉뚱그려진 말장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저희 CS팀 데이터를 다시 보다가, 상담원의 업무 경험(내부 툴의 불편함)이 실제로 고객 응대 품질에 영향을 준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하면서 이 개념이 좀 더 구체적으로 느껴졌어요.
상담원용 내부 툴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직원 경험 개선"이 아니라 "고객 경험에 영향을 주는 총체적 경험 개선"으로 리프레이밍해서 보고했더니, 경영진의 반응도 확실히 더 적극적이었습니다.
개념 자체보다, 이 개념을 어떻게 내부 설득의 언어로 바꾸는지가 더 유용했던 사례였어요.
AI 기능이 늘어나면서 이 AI가 내리는 판단을 어떻게 관리하고 감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아직 AI 기능이 추천 위젯 정도에 국한되어 있어서 당장 거버넌스 체계를 거창하게 만들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다만 추천 로직이 특정 카테고리를 과도하게 편향해서 노출하고 있지는 않은지, 월 1회 정도 사람이 직접 샘플을 뽑아 점검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만들어두기로 했습니다.
거버넌스라는 게 거창한 조직을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이걸 정기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최소한의 장치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트렌드 리포트를 읽을 때마다 저는 두 가지 필터를 씁니다.
첫째, 우리 조직 규모에서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수준인가.
둘째,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와 실제로 연결되는가.
이 두 필터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트렌드 리포트에서 강조하는 개념이라도 저는 일단 로드맵에 올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걸러내고 나면 열 개 항목 중 실제로 저희 팀에 의미 있는 건 두세 개 정도인 것 같아요.
이런 리포트를 계속 챙겨보는 이유는,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고 있는지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저희 팀 규모에서 모든 트렌드를 다 좇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런 흐름을 알고 있으면 우리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하반기 리포트가 나오면 또 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AI > AI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 에이전트 시대, PM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나 (0) | 2026.05.04 |
|---|---|
| 2020 년 100 개 이상의 AI 사용 사례 및 애플리케이션 : 심층 가이드 (0) | 2020.11.11 |
| 인공지능을 통한 캐나다의 코로나19 대응 (0) | 2020.06.27 |
| 프랑스 인공지능 스피커 동향 (0) | 2020.05.28 |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인공지능 (0) | 2020.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