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포인트가 쌓이고, 출석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영수증을 올리거나 광고를 보면 또 포인트가 쌓입니다.
일상의 작은 행동을 포인트로 바꿔 주는 서비스가 요즘 눈에 많이 띄어요.
처음에는 몇백 원어치 포인트를 모으려고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따져 보면 그 안에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구조가 꽤 촘촘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왜 포인트를 모으는지, 기획자가 보상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그리고 반드시 조심해야 할 피로 문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예시는 제가 가정해서 만든 서비스이고, 실제 수치는 쓰지 않았어요.
포인트가 주는 만족은 금액 자체보다 모으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리한 이유는 대략 이렇습니다.
- 진행 상태가 눈에 보인다 (게이지가 차오르는 느낌)
- 작은 성공을 자주 경험한다 (오늘도 해냈다는 감각)
- 지금까지 쌓은 것이 아까워서 계속하게 된다
- 목표가 가까워지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 남과 비교하거나 함께하는 재미가 생긴다
이런 요소를 서비스에 넣는 것을 흔히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부릅니다.
게임에서 쓰던 점수, 단계, 달성 표시 같은 장치를 게임이 아닌 곳에 적용하는 방식이에요.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보상을 받으려고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행동 자체가 가볍고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지속하기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쌓인 포인트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큰 역할을 합니다.
사람은 얻는 기쁨보다 잃는 아픔을 더 크게 느낀다고 알려져 있어서, 소멸 예정이라는 안내가 행동을 만드는 힘이 있어요.
그만큼 이 장치는 쓰는 방식에 따라 사용자를 돕기도 하고 압박하기도 합니다.
포인트 서비스를 기획할 때 저는 획득, 보관, 사용, 소멸 네 단계로 나누어 봅니다.
- 획득: 어떤 행동에 얼마를, 하루에 몇 번까지 줄 것인가
- 보관: 모은 포인트를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 사용: 어디에 쓸 수 있고, 얼마부터 쓸 수 있는가
- 소멸: 유효 기간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알려 줄 것인가
획득은 쉽게, 사용은 의미 있게 만드는 균형이 핵심입니다.
너무 쉽게 주면 가치가 떨어지고, 너무 어렵게 주면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가정해서 걷기 포인트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이런 식이 될 것 같아요.
- 일정 걸음을 걸을 때마다 포인트를 주되, 하루 상한을 둔다
- 연속으로 며칠 달성하면 보너스를 준다
- 일정 포인트가 모이면 제휴 쿠폰으로 바꿀 수 있다
여기서 하루 상한은 부정 사용을 막고 비용을 통제하는 역할도 합니다.
연속 달성 보너스는 지속의 이유를 만들지만, 하루를 놓치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구조라면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하루 쉬어도 이어지는 장치를 넣을지 같은 세부 설계가 체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용 단계도 놓치기 쉬워요.
모으기만 쉽고 쓰기가 어려우면 사용자는 포인트가 있어도 쓰지 못하고 불만만 쌓입니다.
최소 사용 금액이 너무 높거나 쓸 수 있는 곳이 너무 적으면, 모은 만큼 실망도 커져요.
포인트는 사용자에게는 혜택이지만, 서비스에는 비용이자 도구입니다.
포인트를 지급하는 만큼 어딘가에서 재원이 나와야 해요.
광고 수익이나 제휴사 수수료로 충당하는 구조가 일반적이고,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조도 있습니다.
이때 사용자에게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쓰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일이 필수예요.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은 정책을 정할 때 확인 필요한 항목이라서, 기획 단계에서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가정해서 한 사람이 한 달에 받는 포인트의 평균을 어떤 값으로 놓고, 그 비용을 광고나 제휴 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계산해 보는 것이 좋아요.
계산 순서는 지급 총액, 사용률, 소멸률을 놓고 실제 부담을 추정하는 식입니다.
사용률을 낮게 잡았는데 실제로는 높아서 예산이 모자라게 되는 경우를 특히 경계해야 합니다.
포인트 서비스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가 쌓이는 경우예요.
처음에는 즐겁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보상의 만족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포인트를 너무 많이 풀면 포인트의 가치가 떨어지는 일종의 인플레이션이 생겨요.
제가 생각하는 대응 방법은 이렇습니다.
- 보상의 종류를 다양하게 해서 같은 행동의 반복감을 줄인다
- 초반에는 빠른 성취를, 이후에는 의미 있는 목표를 제공한다
- 알림은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너무 자주 보내지 않는다
- 소멸 예정 포인트 안내는 압박이 아니라 선택을 돕는 방식으로 한다
무엇보다 포인트가 목적이 되어 본래의 즐거움이나 가치를 가리지 않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걷기 서비스라면 건강한 습관이 목적인데, 포인트 때문에 무리해서 걷게 된다면 서비스가 오히려 사람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인트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강한 도구이지만, 그만큼 설계자의 책임도 따른다고 느꼈어요.
단기 지표를 올리는 장치로만 쓰기보다, 사용자가 얻는 진짜 가치와 연결되는지 먼저 물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왜 이 보상을 주는지를 사용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요.
설명하기 어려운 보상이라면 사용자도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남은 질문은 포인트를 없애도 사용자가 남아 있는 서비스는 무엇이 다를까 하는 것이에요.
보상이 사라졌을 때 남는 이유를 찾는 것이 결국 서비스의 본질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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