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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SPR (크리스퍼-유전자가위)

David.Cheon 2016.10.04 21:17


유전자를 특수한 효소를 이용하여 절단하기도 연결하기도 하며, 그것을 세포 내에서 그 수를 늘려 가게 하는 기술인 유전자 조작(gene manipulation)!!

이러한 유전자 조작은 1970년대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DNA(DeoxyriboseNucleic Acid)  발견 20년 만의 성과죠. (최초 발견은 프리드리히 미셔(1869)에 의해서 발견 되었다고 하나, 요즘은 왓슨과 크릭이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것을 DNA 발견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유전자 자족 기술은 최초 DNA의 특정 서열을 인지해 자르는 '제한효소'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DNA를 자르고 붙이고 삽입하는 유전자 조작 기술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제한효소를 활용한 유전자조작기술은 그 한계가 명확고 인식할 수 있는 서열의 길이가 너무 짧은 단점이 있었죠.

제한효소는 6~8개의 염기서열을 인식 하는데, DNA의 염기는 A,C,G,T 4가지이기 때문에 만약 염기 여섯 개를 인지하는 제한효소를 쓰면 약 46(4,096)개의 순서쌍 밖에 구분하지 못하는거죠.

 

제한효소를 활용해 유방암 유전자 치료를 한다고 생각해보죠.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려면 그 부분을 정밀하게 도려내야 합니다.. 고작 4,096개를 구분하는 효소로는 이런 정밀한 조작이 불가능한거죠. 인간의 DNA는 길이가 32억 개가 넘는데, 4,096개마다 한 번씩 반복되는 서열을 잘랐다가는 산술적으로 7만 개가 넘는 다른 DNA까지 잘라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한효소는 플라스미드 같이 염기서열이 수천 개 내외인 곳에서만 사용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한효소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DNA에 결합하는 단백질인 징크 핑거(Zinc Finger)와 탈렌(TALEN)을 활용한 새로운 종류의 유전자 가위가 연구 되었죠.  하지만 이들 역시 인식서열이 10개 내외로 짧았고, 이렇게 짧은 서열을 자르기 위해서 수천 개가 넘는 유전자 가위 DNA를 새로 이식해야 했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식시킨 새롭고 강력한 유전자 가위가 2012년 개발된 'CRISPR(크리스퍼)'입니다.


크리스퍼와 유전자 편집의 역사 <출처 : 동아사이언스>

 

크리스퍼가 최초 발견은 1987년입니다. 일본 오사카대 소우 이시노 박사팀이 대장균의 단백질 유전자를 연구하던 중 특이한 서열을 발견했습니다. 이 서열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회문구조(palindrome)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회문구조는 DNA에서 염기서열이 역순으로 배치되는 구조로 'GGTC'라는 DNA가 앞쪽에 나오면 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GACC'가 이어 나오는 거죠.(DNA GC, TA가 짝을 이뤄 결합한다). 당시에는 단순히 단백질의 서열을 알아내는 걸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이 서열은 한동안 잊혀졌죠.

 

이러한 서열은 1990년대에 들어서 다시 한번 주목 받게 됩니다. 1994년 최초의 세균 유전체지도가 나온 뒤, 여러 세균의 유전체 서열이 밝혀지고 이를 살펴보던 과학자들은 한 개의 공통적인 서열을 발견하게 되죠. 이게 앞서 발견된 회문구조였습니다. 이 구조 사이에 21개 염기서열이 끼어있다는 것을 찾아내게 되는데 이러한 21개 서열은 세균의 다른 DNA에서 발견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서열이었습니다. 그때까지도 회문구조와 21개의 염기서열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주기적으로 간격을 띠고 분포하는 짧은 회문구조 반복서열(CRISPR, Clustered Regular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이었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21개 서열 중에 어떤 것은 종의 구분 없이 여러 가지 세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의문의 21개 서열의 정체를 밝혀낸 것은 덴마크의 요구르트 회사인 '다니스코' 연구원 들이었습니다. 로돌프 바랭고 박사와 필리피 호바스 박사는 세균에서 '적응면역'을 최초로 발견해 2007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요구르트 발효에 사용되는 대량의 유산균을 배양 할 때 세균 감염을 막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유산균을 죽이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가 나타나면 애써 키운 유산균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습니다. 다니스코의 연구원들은 이렇게 떼죽음 당한 유산균 사이에서 살아남은 일부 유산균에 궁금증을 품었습니다. 이 유산균이 다른 유산균을 몰살시킨 파지에 내성을 가진 게 아니냐 는 것이었습니다. 연구결과 정말로 내성을 가지고 있었죠. 마치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면 항체가 생겨 이후에 그 바이러스에 대해 내성을 갖는 것처럼, 비슷한 적응면역이 박테리아에서도 존재한 것이죠. (이전까지 바이러스에는 이러한 내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니스코 연구팀은 이어진 연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던 크리스퍼가 적응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내게 됩니다. 회문구조 사이 21개 서열에서 파지의 DNA가 발견된 것이죠. 이 유전자를 지웠더니 내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것을 토대로 연구팀은 2가지 결과를 얻게 됩니다. 

 

파지가 침투하면 파지의 DNA를 잘게 잘라 유산균의 유전자에 붙여 넣어서 '기억'하고

나중에 다시 침입하면 이 전에 DNA 형태로 기억해둔 정보를 활용해 면역작용을 한


세균이 크리스퍼로 자신의 몸을 지키는 과정 <출처 : 동아사이언스>

이는 흥미로운 결과지만, 이때까지도 단순히 고등 동물에만 존재하던 적응면역이 세균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데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크리스퍼가 유전자 가위로 활용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미국 버클리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독일 하노버대 엠마뉴엘 카펜디어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었습니다. 이들은 크리스퍼 연구 끝에 크리스퍼 적응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as9' 단백질을 세균에서 찾아내고 2012 '사이언스'에 발표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세균에 기억된 파지DNA(21개 염기) RNA로 전사되고, RNA Cas9이 결합해 외부에서 침투한 파지의 DNA를 자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Cas9에 결합하는 RNA를 바꾸면, 파지의 유전자가 아닌 다른 유전자 서열도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찾아 내게 됩니다. 이로서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탄생하게 된거죠. 크리스퍼를 활용한 유전자 가위는 기존 기술보다 훨씬 간편했습니다. 이전에 발견된 징크 핑거나 탈렌 같은 인공 유전자 가위는 잘라낸 단백질은 덩치가 꽤 커서 연구자가 자신이 원하는 서열을 자르려면 수천 개의 새로운 인공 유전자로 적절한 단백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퍼는 단백질보다 훨씬 작은 RNA가 그 역할을 했기 때문에 DNA100개만 바꾸면 전혀 다른 서열 특이성을 가지는 유전자 가위를 만들 수 있는 있었습니다.

  

Dr. Jennifer A. Doudna (제니퍼 다우드나)


크리스퍼 발견 이후 유전자 수정은 붐을 일으켰습니다. 가장 먼저 2013 12월 동물 세포에서 유전자 수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곧바로 실험 동물의 대표격인 실험쥐의 수정란에 유전자를 삽입하는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존에도 실험쥐의 유전자 발현을 막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집어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크리스퍼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존 유전자 조작 실험쥐는 일단 배아줄기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조작을 하고, 조작된 배아줄기세포를 배반포에 주입한 뒤 이식하고 또 검증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반면 크리스퍼를 이용하면 수정란에Cas9 RNA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새로운 형질의 쥐를 만들 수 있었죠.

 

실험쥐의 성공 이후 1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제브라피시(어류), 래트(포유류), 초파리(곤충) 등의 대표적인 실험동물은 물론이고 소, 돼지, , 쌀 등 동 식물의 유전자 수정도 성공했습니다. 모두 이전에는 줄기 세포가 없어 유전자 조작을 할 수 없던 생물들 이었습니다. 인간이 드디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지난 4 1일 중국 중산대 황쥔주 박사팀이 크리스퍼를 활용한 인간 수정란 유전체 편집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효율이 낮아 성과는 크지 않았지만 크리스퍼를 인간에 적용한 첫 번째 결과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등생물 유전체를 수정할 능력이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크리스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기능을 아는 유전체 내의 유전자 몇 개의 기능을 없애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정도입니다. 물론 이렇게 유전자 기능을 수정하는 것도 아직 부족합니다. (세포 외부에서 크리스퍼를 세보 내부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입니다.)

 


하지만 여러 방식으로 크리스퍼를 활용하고 점진적으로 발전하다보면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안겨다 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퍼에 대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의 테드 강연입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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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프로필사진 크리스퍼 2016.10.19 16:45 신고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그런데 제가 "세균이 크리스퍼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지키는 과정"설명하는 부분에서 출처에 동아사이언스라고 한 자료 그 원문도 읽고 싶은데 동아사이언스 몇 월호에 나와있는 글인지 알려주실수있을까요?
  • 프로필사진 BlogIcon David.Cheon 2016.10.19 18:11 신고 안녕하세요. 정리를 위한 자료인데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원문에 더 많은 정보가 있으니 원문 참고하시면 더 좋을듯합니다.
    해당 내용은 동아사이언스에서 발간한 '과학동아 2015년 6월호'에 실려 있이며 아래 링크를 이용하시면 될듯합니다.

    http://science.dongascience.com/articleviews/article-view?acIdx=13962&acCode=4&year=2016&month=0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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